호주 조기 유학 ① 왜 가려고 하는가?
조기 유학, 엄마가 가고 싶은 거 아니고??
1. 나도 잘 모르는데, 부모라고 결정해야 할게 너무 많다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 다양한 상황에서 빠른 의사 결정을 해야 할 때가 많다.
기저귀, 분유, 이유식, 유모차, 장난감 등등…
처음 듣는 브랜드들 중에, 뭐가 어떻게 우리 아이에게 맞을지는 남의 말을 들어서는 결정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하나씩 써보고, 그 중에 맞는 걸 찾아내야 했던 그 시간은 참 피곤했었다.
(아마 이런 의사 결정의 반복의 피로 누적으로, 지금은 의사 결정을 최대한 회피하고 싶어졌는지도 모른다.)
아이가 더 커 가면서, 영어 교육에 대한 고민을 시작할 때에는,
- 유치원을 보낼 것인가. 어린이집에서 버틸 것인가.
- 영어 유치원을 보낼 것인가.
- 고가의 영어 전집을 들일 것인가.
- 조기 영어 교육을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
- 학원에 맡길 것인가, 엄마표 영어로 시도해 볼 것인가.
- 이런 하찮은 영어 발음으로 아이에게 책을 읽어줘도 괜찮은 것인가.
- 영어로 읽어주면 바로 해석을 해줘야 하는 것인가.
우리 집의 결론은, 예체능에 대한 투자는 아끼지 않되, 국,영,수와 같은 학습 관련 투자는
1) 아이가 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고,
2) 인풋 대비 아웃풋이 극대화 될 때 집중 투자를 하자 였다.
한마디로 최적의 타이밍을 보자는 거였는데,
문제는, 정확히 ‘타이밍’이 언제인지는 모른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뇌발달이 왕성할 때’라는 골든 타임을 따라야 하는지,
사교육에 흠뻑 취해있는 엄마들이 말하는 ‘아이가 스스로 하려는 때는 오지 않는다’는 조언을 들어야 하는 것인지,
정말 시간이 흐르면서 정답은 더더욱 모르겠었다.
2. 우리 아이의 골든 타임
다행히도 우리 아이는 스스로 부족함을 캐치하는 인지력이 있었고, 뒤처지는 걸 못 견뎌하는 아이였다.
사고력 수학이다, 연산이다, 여기저기 수학 학원을 보낼 때, 구구단을 외우지도 않고 2학년을 맞이했다.
수업 시간에 연산 속도가 친구들에 비해 늦다는 걸 감지한 아이가, 학원을 다녀야겠다고 말했다.
유치원 때, 영유 애프터를 보냈는데, 성격 상 막 지르지도 못하는데 한국어는 못쓰게 해서, 엉엉 울면서 안 다니면 안되겠냐는 아이에게, 그 이후로는 영어를 강요하진 않았었다.
언제 그 때가 올런지 기다릴 때는 속이 좀 타들어 갔다.
그렇지만 영어도 다행히 아이에게 SOS 신호가 먼저 들어왔다.
어찌 보면 어떠한 계기로 흥미를 갖게 되면서, 배우고 싶다는 의지로 연결이 된 것이 참 감사한 일이다.
그렇게 우리 가족은, 우리가 합의한 방향성에 따라 그 ‘타이밍’에 맞는 투자를 하게 되었다.
물론, 그 시기까지 이렇게 아이를 방치하면 안된다는 선생님들의 질타가 제일 못 견디겠었고,
이상적인 꿈을 쫓고 있구나, 걱정스레 바라보던 주변 엄마들의 시선도 있었다.
뭐라고 말은 못했을 건데, 뭐 지금도 종료가 된 시점은 아니라 결론을 내릴 순 없지만,
수많은 의사 결정 과정에서 귀 닫고, 눈감고 살 수 없다면 뚝심 있게 밀어붙일 나만의 기준이 필요하긴 하다.
3. 그래서 영어는 학원만 보내면 해결되는 건가..
내가 사회생활을 해보니 더 절실했다. 나의 업무 능력은 영어를 써야 할 때 원활하지 않음으로써 100점짜리가 75점 정도 매겨지는 거 같았다.
영어는 따로 또 준비해야 하니 시간은 더 걸리고, 업무량에 치여 살았다.
영어라는 언어 수단은, 나의 업무 능력을 더 돋보이게 해주고, 또 다른 가능성을 제시해 주는 것이었다.
그래서 더더욱 내 자식들은 그런 허들은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간절해졌다.
그리고, AI 가 등장하면서 더 또렷해졌다.
AI 가 있으면 번역은 일도 아니었다. 쓰고, 해석하고, 메일 보내는 데에 영어가 필요하면 굳이 나의 영어 능력이 필수적이진 않을 것 같았다.
하지만, 여전히 AI가 맞게 번역했는지 아닌지 가늠할 수 있어야 하고, 사람과 사람이 대면해서 대화할 때 기계를 거치지 않는 능력이 빛을 발할 거 같다.
그런데, 한국에서의 영어 공부는 물리적인 시간, 경제적인 비용을 따져보았을 때, 정말 가성비가 안 나오는 투자 같다.
현재 초3 영어 학원 기준, 수업 시간만 따지면 일주일에 6시간 정도 되는 것 같다.
숙제까지 하면 일주일에 9시간 정도 채워지려나. 그리고 그 외에 책과 영상으로 노출을 지속적으로 해줘야 하는데,
아이 꽁무니 쫓아다니며 떠먹일 수도 없고, 다른 활동들을 챙기다 보면 그것마저 여의치 않다.
언제까지 뒤쳐질까 전전긍긍하며, 부족한건 없는지 쫓아가는데 급급해야만 하는건가..
4. 조기 유학 가보기로 마음 먹었다.
도전을 해보려고 한다.
엄마인 나의 욕심이 아닐지 우려가 되기도 한다.
입이 트이는데 적어도 1년 반을 잡으라고 하는데, 1년 이라는 짧은 시간에 적응만 하다가 고생하고 돌아오는건 아닌지 싶었다.
그런데, 그 고생 중에도 성장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늘 마음 한 켠에 모른 척하고 있던 버킷 리스트를 해보지 않고서는 나 몰라라 할 수가 없었다.
20대 때, 어학연수를 가던 때와는 무척 다르다. 젊은 혈기 왕성할 때, 좌충우돌하는 건 그때 할 수 있는 추억이다 생각하고 떠올리며 미소지을 수 있다.
그런데, 아이 둘을 데리고 엄마 혼자서 가는 조기 유학은, 너무나 예측 가능한 리스크들이 많긴하다.
젊을 때 만큼 기민하지 않은 두뇌와 몸,
헤맬 때 나 혼자가 아니고 딸린 자식들이 있다는 것,
그리고 절대 타지에서 엄마는 더더욱 아프면 안된다는 것..
그래도, 오랜만에 무언가 하고 싶은 일을 준비해 보는 이 시점에, 마음이 무척 설렌다.
정말이지 몇 년 만에 느끼는 감정인가…
준비해 나가면서 도움이 될만한 정보와, 그리고 진짜 현지에서 적응해 나가는 시간들을,
소중하게 담아볼 예정이다.